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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써니 리뷰★ 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 Movie]/Review 2020. 9. 17. 19:05
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
<과속 스캔들> 로 유명해진 강형철 감독의 새로운 영화 <써니> 는 캐스팅부터 모험이었다. 대부분의 배역에 신인 배우를 캐스팅함으로써 모험을 걸었는데, 그 모험은 최고의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가받는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유머러스한 대사, 상황 속 리액션은 관객들에게 어필할 여지가 충분했고, 감독의 연출과 시나리오의 재능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써니> 는 정말 웃기다. 영화 상영시간 내내 웃어야 하는 장면이 대부분일 정도로 웃기다. 그런데도 결코 억지스러운 웃음이 아닌 자연스러움 속에 웃음을 무기로 관객들에게 일제 투하한다. 드라마 속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를 비꼬는 것은 물론, cf 패러디를 연상케 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공감을 충분히 얻으면서도 박장대소에 이르는 웃음을 선사한다. 게다가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의 행동은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줄 만큼 파급효과가 대단하다. 나미의 딸이 불량 여고생들에게 삥을 뜯겼다고 직접 나서는 써니 멤버들의 모습은 신선하면서도 대단하다. 슬로우모션 속에서 나오는 행동들과 경찰차에 연행되면서도 빠지지 않은 유머러스함은 극에 아주 잘 녹아들어 있다. 아직까지도 그 장면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써니> 는 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한 영화라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나는 사실 80년대를 잘 모른다. 교과서에서, 책에서, 혹은 영화를 통해 80년대를 많이 접했다. 영화 속에서 깊게 반영하지는 않지만 80년대의 군사 독재, 민주화 투쟁, 요즘은 찾아볼 수 없는 교복 자율화를 영화 속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전혀 어색하거나 민감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대 속에서 자유 분방했던 써니들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훨씬 더 많이 비춰질 뿐이다. 약간은 촌티나는 옷이나 개성넘치는 행동들, 혹은 나이트나 기차여행을 가는 장면은 80년대의 향수를 풍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LP판에서 흐르는 음악, 라디오 방송에 두근두근 설레였던 기억은 아마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써니> 의 힘은 스토리보다 캐릭터에 조금 더 힘을 쏟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자리잡았으면서도 모두가 개성이 넘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빛나고 있으며, 어느 영화를 가서 주연을 꿰찬다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 배우들의 연기는 물 오른 듯이 모두가 최고의 연기를 선사했으며, 여고생 역할부터 캐릭터를 거론한다며 주인공 나미역의 심은경은 한층 더 성장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다소 어리버리하지만 항상 정의를 선도하며 서울말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은 귀엽다고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 <써니>는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은 물론, 여고생에서 성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추억의 향수를 불러옴은 물론, 우리 엄마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 영화. 파란만장한 여고 시절을 스크린에 아주 유쾌하게, 마지막에는 가슴 찡하게 선사해 냈다. 추억 속에 빠져들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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