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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버블패밀리 리뷰★ 우리 집을 찾습니다[★ Movie]/Review 2020. 9. 15. 18:10
전세부터 매매까지, 우리 집을 찾습니다
'가족' 과 '한국 사회' 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 수 있는 영화, <버블 패밀리> 에 나오는 주인공의 부모님은 땅을 사고 건물을 지어 큰 돈을 한 번에 벌고자 하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 주인공 역시 가족의 일원이면서도 그들을 타자의 시선으로 담아내야 하는, 이중적인 입장에 있기도 하는데 결국 카메라 바깥에서 부모님을 바라봄으로써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 있을 땐 몰랐던 것을 알고 이해하는 과정이 매우 와닿았다.
분명 초반에는 보통 일로 만져보지도 못할 거액의 돈을 손에 넣었었다. 그러나 부동산이라는 환상에 중독된 나머지 딸의 영화 제작비를 '삥' 뜯으려 하고, 주인공은 분리라는 '탈출' 을 꿈꾼다. 하지만 미우나 고우나 한 가족이며, 한 배에 탄 공생관계임을 깨닫는다. 결국 가족은 그 '버블' 을 걷어내고, 장농과 베개 속에 숨겨두었던 비밀을 털어 놓으며 머리를 맞대고 극복 방안을 구상한다. 고집 불통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 그리고 답답하다가도 애잔한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는 관객들도 많았을 것이다. 특히 아버지와 딸 사이를 중재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의 모습은 한국의 모든 어머니들의 애환을 보는 것 같다.
땅으로 진 빚은 땅으로 갚는다고 했던가. 영화 말미엔 감독도 자신에게서 땅에 대한 욕망과 유혹을 발견한다. 이처럼 <버블 패밀리> 는 부동산 사업과 이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마냥 비난하는 태도를 취하는 영화는 아니다. 성실하게 매일매일 일하는 것으로는 먹고 사는 것이 힘드니 사람들로 하여금 '한 방' 을 바라게 만들고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사회와 권력자들에게 화살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외국에 비해 상당히 강경한 정책을 펼치는 상속세에 비해 건물세나 토지세는 미약하다. 가진 자는 집이 넘쳐나고 가난한 자는 살 집도 가질 수 없는 악순환을 끊는 모습이 나와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쉽게 나올까?
현실이 아닌 환상에서 살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모습은 자녀인 감독 뿐만 아니라 관객의 속까지 터지게 만든다. 하지만 두 분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를 비추는 후반부를 보고 나면 더 이상 그들을 비난만 할 수는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 당시의 '한국 사회' 를 정말 잘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국사 시간에 알 수 없었던 내용들을 아는 것은 물론 현 한국 사회의 문제점까지도 콕 찝어내는 영화이니까!'[★ 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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