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가버니움 리뷰★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Movie]/Review 2020. 9. 14. 18:29
나를 악마로 만든 건,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이에요.
가끔 살다 이런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내가 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다른 인종으로 태어났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이 나라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삶을 생각했을 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까?
<가버나움> 은 레바논에서 생활하는 12살 소년 자인의 모습을 중심으로 빈민층의 현실과 어린아이들의 생활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 안에서의 모든 장면은 빈민층의 현실과 맞닿아 있으며 여러 사회문제가 영화 내에서 큰 요소로 들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밝은 분위기의 영화일 수가 없다. 특히 영화 속에서 자인은 입양을 위해 출생신고서를 받으러 가는데, 자신이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았단 사실과 아끼는 여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태어났을 때 가장 먼저 행해지는 기본 절차인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장면은 가난으로 인해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 하는 빈민층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결국 자인의 여동생 사하르는 11살의 나이로 임신을 하고 죽게 되며, 이 소식을 들은 자인은 사하르를 임신시킨 그 사람을 칼로 찌른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걸까?
이 영화는 모두가 풍족하고 편안한 삶을 원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부모에 의한 교육과 최소한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인의 또래 나이에 나무로 총을 만들고 담배를 피우며 폐허가 된 건물을 부수면서 놀고 있다. 결국 자인은 이것으로 문제가 되자 자신을 낳은 부모를 고소한다. 결국 자인은 교도소에서 생활하게 되고 엄마를 만나지만 엄마 역시 힘들다고 말하면서 자인의 마음이 더욱 어두워지게 된다.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했음에도 진정한 고통과 후회가 아닌 과거를 지우려 하는 부모의 태도는 자인의 현재를 점점 어둡게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삶의 질이라는 단어를 지겹게 들을 수밖에 없다. 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출발점이 다른 경우가 굉장히 많이 존재하고, 저 환경에서 좋은 삶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누군가의 잘못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올바르지 못했던 사회를 만든 전쟁, 대립, 가난과 같은 근본적 문제로부터 이 모든 불행이 시작되고 답습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제목 <가버나움> 은 예수가 축복을 내렸지만 여러 요인들로 인해 축복이 유지되지 않은 마을이며, 생지옥이라는 별명이 붙은 성경 속의 마을이다. 자인이 살고 있는 저 마을도 어떤 의미에서는 <가버나움> 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4] 어거스트 러쉬 리뷰★ 음악이 있는 한,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야 (0) 2020.09.15 [2017] 버블패밀리 리뷰★ 우리 집을 찾습니다 (0) 2020.09.15 [2018] 폴란드로 간 아이들 리뷰★ 너희 나라가 너희를 필요로 한다 (0) 2020.09.11 [2012] 신세계 리뷰★ 세 남자가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신세계 (0) 2020.09.11 [2019] 드래곤 길들이기 리뷰★ 우리의 마지막 모험, 함께 해 줄래? (0) 202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