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코코 리뷰★ 완전히 기억하진 못해도, 잊지는 않을게[★ Movie]/Review 2020. 9. 9. 18:49
완전히 기억하진 못해도, 잊지는 않을게
단언하건대, 디즈니와 픽사의 조합 중 최고의 결과물이라 말할 수 있는 영화 <코코> 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 평가하고 싶다.
<코코> 는 가족애를 다루고 뮤지컬 같은 형식을 취하는 등 디즈니적인 요소가 영화 전반을 관통하면서도 픽사의 개성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영화의 맛을 더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라 하기엔 영화에 가깝고, 모두가 열광했던 <인사이드 아웃> 에서도 이 정도로 흥분하지는 않았는데, <코코> 는 한 번 보는 걸로는 아쉬움이 매우 많이 남았다.
공교롭게도 이 날, <코코> 이외에도 <신과함께> 를 보았다. <신과함께> 가 죽음을 아시아적으로, 한국 신화적으로 대한다면 <코코> 에서는 망자의 날 행사를 통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망자의 날의 테마는 '죽음' 이지만, 핵심은 죽은 가족에 대한 '사랑' 과 '존경' 이 더욱 큰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고. 그렇다 보니 <코코> 에서도 즐겁고 화려한 사후세계의 연출은 배경이 '멕시코' 였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대사가 나온다.
"사람이 언제 죽는 지 알아? 총이나 칼이 심장을 뚫었을 때?
아니, 누군가에게 잊혀졌을 때 정말 죽는 거야"
분명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죽음이 아니다. 그들이 진정 사라지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잊혀졌을 때.
"용서는 하지 못 해도 잊으면 안되잖아요" 라고 말하는 미구엘의 말이 그토록 깊은 울림을 가져왔던 건 어느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기억한다는 것이 사랑한다는 것의 또 다른 표현임을 우리 모두가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사랑과 이해는 엄연히 다르다. 미구엘을 사랑했으나 가슴 깊이 이해하지 못 했던 이멜다는 축복의 말을 건네야 다시 이승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미구엘에게 전제조건이 붙은 축복의 말을 건넨다. 바로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하지만 전제조건이 달린 축복이 진정한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미구엘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응원하게 된 이멜다는 비로소 아무 조건없는 축복의 말을 건네게 된다.
영화 후반부에 비로소 이 영화 제목이 코코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Remember me가 아닌, '코코' 가 영화의 제목인 이유는 코코가 죽은 할아버지와 산 가족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가족애' 라는 묵직한 관념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Remember me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고.)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할 때가 온다. 물론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평소 마음 표현에 인색함이 없도록 힘써야 하겠지만, 이미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낸 이들이 있다면 그들의 부재에 마냥 가슴아파하는 것 보다는, 그들을 사랑하고 기억하고 기리는 방식으로 이미 세상을 떠난 그들이 우리 기억 저편 너머로 영원히 소멸되지 않도록 축복해주는 것은 어떨까?'[★ 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 그린 북 리뷰★ 그 시절, 인종을 뛰어넘은 우정 (0) 2020.09.10 [2019] 글래스 리뷰★ You cannot contain what you are (0) 2020.09.09 [1965] 사운드 오브 뮤직 리뷰★ 무법자들의 시대 속 따뜻한 음악 이야기 (0) 2020.09.07 [2018] 서치 리뷰★ - 색다른 주제,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던 영화 (0) 2020.09.07 [2017] 마약왕 리뷰★ (0) 2020.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