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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이차크의 행복한 바이올린 ★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연주한다[★ Movie]/Review 2020. 9. 22. 18:20
내가 얼마나 복잡한 영혼을 가졌는가
클래식 음악, 그 중에서도 바이올린 전공자들에게 이차크 펄만은 살아 있는 전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나는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없어 이차크를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딱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서 생각이 바뀌었다. 단지 유명할 뿐인 사람과 전설이 된 천재의 차이를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이차크의 행복한 바이올린'은 이차크가 도달한 음악적 경지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
테크닉의 어원이 된 테크네(Techne) 는 기술과 예술을 함께 의미했다. 이것은 상투화된 일상성을 뛰어넘는 힘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이 부분에서 테크네를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는 음악에만 한정된 물음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에도, 문학에도, 인생에도 적용이 가능한 물음이다. 그것의 구체적 방법을 우리는 고안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이 영화를 볼 이유가 없으니까. 역경을 극복한 성공담이야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이차크가 2015년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유훈장을 받는 모습, 수많은 청중의 환호를 받으며 공연하는 모습 등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차라리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사는 불만을 퉁명스럽게 표출하고, 그가 유대인 이민자로서의 자부심을 지나치게 드러낼 때가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행복해 보이는 웃음 뒤에 가려진 이차크의 진짜 얼굴을 언뜻 본 듯한 기분이 든 적도 있었다. 그는 여전히 스스로와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찾는다. 만약 이차크가 자기 화해에 머물렀다면 단지 유명할 뿐인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말았으리라 생각한다. 그가 전설이 된 천재일 수 있는 이유는 지금도 계속되는 자기 불화에 기인한다.
이차크는 바이올린이 영혼을 그대로 복제한 악기라고 말한다. 그의 바이올린 연주가 섬세한 감동을 주는 이유, 아래의 대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혼이 있는 자에게는 평온이 없다. 이차크는 얼마나 복잡한 영혼을 가졌는가!"'[★ 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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