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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베테랑 리뷰★ 최고의 베테랑들이 온다![★ Movie]/Review 2020. 9. 21. 18:43
'베테랑' 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류승완 감독의 역량이다. 이전 작들에서 흥행의 쓴맛을 본 후 득도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역량이 잘 드러났다. '부당거래' 와 '베를린' 에서 이번 '베테랑' 까지, 류승완 감독은 그야말로 완전 물이 올랐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발전을 보여주었다. 어찌 보면 이 영화는 흔하디 흔한 설정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경찰과 재벌, 뚜렷한 선악, 공공의 적과 부당거래를 섞은 스토리인 탓에 처음 볼 때는 이게 정말 재밌나..?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 거기다 황정민의 경우 경찰 역을 벌써 5번째 도맡으면서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생각들은 모두 기우였다.
류승완 감독은 '통쾌함' 이 무엇인지 힘차게 보여주었다. 액션키드라는 닉네임답게 시원시원한 액션은 물론, 부당거래에서 보여준 사회비판적 메시지에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는 영화를 보는 중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다.
예상 외로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면서도 꽤 탄탄했다. 흔히 사회면에서 봤던 재벌가의 스캔들을 모조리 쓸어담아 넣었는데, 그렇게 탄생한 조태오라는 캐릭터는 역대급 악역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태오 역을 연기한 유아인의 선한 마스크에서 느껴지는 의외의 광기는 '완득이' 이후로 잊혀졌던 그의 포텐을 다시금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잘 만든 오락영화에는 강하고 멋진 악역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조태오는 이에 딱 걸맞는다고 할 수 있다. 재벌 3세로서 썩어넘칠 정도로 많은 돈, 안하무인에 폭력적이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행동을 아주 멋지게 소화해낸 유아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조태오가 저지르는 온갖 사건/사고들이 돈으로 무마되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지지만, 이게 현실이라는 점이 답답하게 와닿기도 한다. 하지만 베테랑은 이를 정면으로 때려부수며, 감당이 되겠냐는 조태오의 빈정거림을 매우 시원하게 후려갈긴다.
베테랑은 유머와 액션을 버무리면서도 끊기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내달리는 특징이 있다. 스크린을 찢고 나올 듯한 생기로 꽉꽉 채워져 있다. 직설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선/악이 뚜렷하고, 목표가 확실한 영화다 보니 막힘도 없다. 영화 속의 경찰들도 그러하다. 보통 검찰, 경찰, 기업들과 얽히고 섥히는 게 일반적이지만 베테랑의 경찰들은 일명 '가오' 가 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쫄지 않고 달려드는 이들의 모습은 과연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저런 캐릭터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뒤집어준다.
액션영화를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볼 만한 영화라고 자신있게 추천한다.'[★ 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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