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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 어른제국의 역습[★ Movie]/Review 2020. 9. 21. 18:45
꼬마야. 너의 미래를 돌려주마.
우선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이 '어른제국의 역습' 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흔히 짱구를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른들이 악의 세력에 의해 조종당하는 내용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 내용이 맞다. 어른들이 악당들에게 조종당해서 세계를 바꾸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어른제국, 즉 어른들만의 세계를 만든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보아야 한다. 어른제국은 과연 무엇일지..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의 편견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에 가장 어울리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사람들은 정작 이 애니메이션을 접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다. 아마도 이 어른제국의 역습에 가장 공감하고, 감동의 눈물을 많이 흘릴 세대는 386 세대라고 불렸던 X세대와 그 이후 88 서울올림픽의 감격을 느꼈던 Y세대일 것이다. 이 어른제국의 역습은 어느새 아이에서 어른이 된 사람들을 위한 동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어른제국의 역습은 처음 시작할 때 일본의 386 세대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추억의 산물, 만국 박람회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86 서울 아시안게임과 88 서울 올림픽이 해당되는 축제였으며, 도쿄 타워는 일본 추억의 건축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만화는 처음 일본의 70년대 만국박람회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른제국의 역습을 보다 보면 신기한 장면이 있는데, 바로 외국인에게 사인을 받는 것이다. 유명인사가 아닌 그저 평범한 외국인임에도 사인을 받았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는 외국인이 드물었기 때문에 난생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사인을 요청했던 것.
그 이외에도 어릴적에 재밌게 봤던 울트라맨 시리즈라던가.. 후레쉬맨 등 추억의 애니메이션이 자주 등장하게 되고, 결정적으로 추억이 서린 옛날 음식을 파는 장면이 나오면서 다시 한 번 향수에 젖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경양식집의 돈까스를 꼽을 수 있는데, 피자헛도 맥도날드도 롯데리아도 없던 그 시절, 경양식집 돈까스는 우리에게 최고의 외식으로 꼽혔던 기억이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점점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어른들이 아이처럼 변하고, 결국은 20세기 박물관으로 전국의 어른들이 모두 사라지게 되면서 이야기가 다소 심오한 스토리로 흘러가게 된다. 이 부분은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부분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BB탄 총, 쌍절곤 장난감 등 다양한 장난감이 등장하는데, 어릴 때 한 번쯤은 보던 장난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거기다 이 때는 한창 경찰 드라마가 유행했기 때문에 수갑 장난감과 BB탄 권총이 크게 유행했다.
이야기를 보다 보면 카스카베 방위대(한국명 떡잎마을 방범대) 아이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가령 다섯 명이서 함께 운전을 한다던가(실제로 하면 큰일난다!!!!!) 운전을 하면서 어른들을 밀쳐 낸다거나.. 여러 모로 웃을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 이 극장판에서 명장면을 꼽으라 하면 단연 히로시의 회상을 꼽을 수 있다. 그 순수했던 시절, 선생님들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고, 선생님의 말이 무조건 옳았던 그때 그 시절.. 선거광고지로 딱지를 접고 비행기를 접으며, 생일선물로 로보트를 사달라고 떼를 쓰고, 산타에게 선물을 받기 위해 12월부터는 부모님의 심부름을 모조리 도맡아 했던 그때 그 시절, 히로시의 회상을 보며 눈물을 터뜨린 사람이 많았다.
말 그대로 이 작품은 어른제국의 역습이다. 20세기의 추억을 21세기에 재현시키겠다는 것인데, 그 추억은 사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우리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어쩌면 이미 어른제국은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닐까..'[★ Movi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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